【칼럼】한미정상회담, 2분도 못채운 No Deal 외교

기사입력 2019.04.13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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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만에 끝난 한미정상회담.jpg

칼럼한미정상회담, 2분도 못채운 No Deal 외교

-트럼프, 심부름·공염불외교 외면

 

12일 새벽(한국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정상 단독회담은 아무런 성과도 없이 2분여 만에 끝났다. 지난 베트남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문재인 대통령이 중재안이라며 내놓은 굿 이너프 딜(Good enough Deal, 충분히 좋은 방식)’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빅딜(Big Deal)’ 고수(固守)로 거부했고, 회담 결과는 결국 노딜(No Deal)’로 끝났다.

당초 이날 15분으로 예정됐던 양 정상의 단독회담이 불과 2분을 넘기지 못하고 종료된 건 뭘 의미하는 걸까? 한미 두 나라는 북 핵 협상과 관련된 대북정책에 있어 큰 차이를 갖고 있음이 드러난 방증이다. 향후 북한의 비핵화 협상의 전망을 더욱 어둡게 만들고 있다.

한미정상 단독회담 왜 2분도 못 채웠나?

당초 두 정상의 단독회담은 15분으로 예정됐다. 그런데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10분간의 모두(冒頭)발언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예정에 없던 기자들의 질문을 받으면서 27분가량이 지났고, 이후 양 정상은 배석자 없는 단독회담에 들어가 불과 2분도 채우지 못하고 회담을 끝냈다. 교착 상태에 빠진 북핵 협상과 관련 두 정상 간의 내밀한 이야기와 속내를 주고받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사실상 그러한 대화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트럼프는 결국 이번 정상회담을 무의미하게 만들었다는 평가다.

당초 한·미 정상 단독회담이 부부동반으로 마련된 것과 관련 제대로 대화 나누기 어려운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을 때 청와대는 정상 간 대화할 시간은 충분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나 정상회담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단독회담이 미국의 눈치나 보면서 무시당한 꼴이다. 청와대가 북 핵 협상의 돌파구를 열겠다느니,‘운전자촉진자니 허황된 수사(修辭)만 남발한 셈이다.

트럼프는 왜 의도적으로 단독 정상회담을 회피했나?

트럼프는 비공개 단독회담을 해봐야 문 대통령으로부터 귀담아 들을만한 내용이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으로 추측된다. 또 트럼프는 문대통령이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 김정은한테는 말 한마디도 못하고, 일방적으로 북한의 입장만을 옹호, 대변하면서 이번에도 굿이너프 딜로 포장해 제재 완화를 요청하는 속내를 훤히 꿰뚫어 봤다는 분석이다.

그는 더 이상 그런 이야기를 듣고 싶지 않다는 표현으로 해석된다.

트럼프는 기자들과의 문답시간을 늘리면서 사실상 단독회담 시간을 없애버렸다.

트럼프는 김정은에게 미국은 문 대통령을 중재자로 생각 안 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때문에 문 대통령이 중재자 역할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모두 폐쇄해 버리고 동맹국인 한국을 기분 나쁘게 하지는 않도록 부부동반 환담이라는 형식을 고안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5월 문 대통령이 14일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했을 때 열렸던 단독정상회담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과 즉석에서 문답을 주고받는 깜짝 기자회견36분 동안 진행했다. 그래도 그때는 기자들과의 문답 이후 두 정상간 23분 동안의 단독회담을 가졌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 마저도 2분으로 줄어서 사실상 단독회담을 무산시켰다. 이는 문 대통령의 북핵 협상에서의 역할, 한미동맹의 현주소, 문재인 정권의 친북 성향 정책 등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불편한 속내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한미정상회담, 북 핵 입장차 확인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한미 두 정상은 북핵 협상과 관련된 대북정책에 있어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했다. 의견이 일치하는 부분이 거의 없다고 할 정도로 큰 입장 차를 보였다. 우선, 문 대통령은 북한이 영변 핵시설과 일부 핵심시설을 폐기하는 조치에 나서면 미국도 이에 상응하는 제재 완화 조치를 단계적으로 이행하는 굿이너프 딜을 제시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핵의 완전한 폐기와 제재 완화를 맞교환 하는 빅딜포괄적 합의를 주장했다. 또한 문 대통령이 하노이 회담 결렬 직후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를 위한 논의를 미국 측과 협의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은 적기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계속해서 대북 제재는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지금처럼 부분적 비핵화나 단계적 비핵화를 주장한다면 제재를 해제하지 않겠다는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뿐만 아니라, 3차 북미정상회담과 관련해서도 문 대통령은 대화의 모멘텀을 계속 유지시켜 나가고, 가까운 시일 내에 3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리리라는 전망을 심어주는 게 중요하다조속한 재개를 주장한 반면, 트럼프는 단계적 절차를 밟아야 한다. 3차 회담이 빨리 추진된다면 합의가 제대로 될 수 없다며 절차와 속도조절을 통한 올바른 합의(the right deal)’를 강조했다.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특히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상반기 중에 방한(訪韓)을 요청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방한 시기에 대해 확답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이 한미 간의 대북정책과 관련한 입장 차이는 급기야 이번 정상회담 후 공동성명이나 공동 언론 발표 없이 각국이 따로 개별 언론 발표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한미 정상회담 결과 따로 발표

정의용 안보실장은 한미 간에 언론 발표문은 조율됐다고 했다. 그러나 한미의 발표문은 서로 다르다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북한 비핵화나 제재 완화 등에 대한 양국의 확연한 의견 차이 때문에 공동 언론발표를 못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정의용 실장이 발표한 언론 발표문은 단지 원칙론적인 외교적 수사(修辭)만 나열되어 있을 뿐, 북의 비핵화 진전과 관련한 어떤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조치에 대한 합의는 없다.

이러한 한미 간의 북핵 견해차는 한미동맹의 불협화음과 균열을 가져오고 있음을 확인시킨 셈이다. 특히 이러한 한미 간 입장 차이는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결과에 잔뜩 기대를 걸고 나온 김정은에게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북한 비핵화(FFVD)’를 요구하면서 뒤통수를 내리 친 이후 더욱 두드러진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정부의 대북정책 다 싫다

최근 한 언론은 한미 관계에 정통한 소식통들을 인용미국의 한 당국자가 문 대통령의 대북 정책은 다 싫다고 말했고, 하노이 회담 결렬 직후 미국 외교·안보 고위당국자는 한국 고위 당국자에게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 재개 얘기를 할 거면 앞으로 당신과 만나지 않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처럼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미국 정부의 불신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각계의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도 문 대통령은 북측의 입장을 그대로 전달하는 과거의 행태를 반복해 동맹국으로서의 한미 간 신뢰회복과 대북 공조체제 복원에 실패했다는 분석도 있다.

이번에도 문 대통령은 김정은의 메시지만 전달하는 북측의 심부름 외교, ‘() 경제제재 완화와 단계적 비핵화입장만을 전달하는 공염불 외교를 반복했다. 트럼프는 이러한 문 대통령의 태도와 역할을 미리 간파하고 더 이상 문의 헛소리는 듣지 않겠다고 단독회담을 거부해 이른바 걷어차기 외교로 응수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한 마디 발언이 눈길을 끌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오벌 오피스(Oval Office)에서 가진 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한국이) 미국의 여러 군사 장비를 구매할 것으로 결정했다전투기, 미사일 외 여러 장비가 있다. 미국은 세계 최고의 (군사) 장비를 만드는 나라라고 말했다. 그러나 우리정부는 이런 내용을 우리 국민들에게 감췄다.

 

용암 skcy21@ccnewslan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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